눈 내리는 날, 카페라떼를 만드는 사람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카페산 바리스타 신연희입니다.

 


카페산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함께 하셨다고 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 계신가요?

- 2016년 처음 오픈하고나서 5살아이와 갓난아기를 둔 부부가 한두달에 한번씩 방문해주셨어요. 그때는 손님이 많지 않아 종종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어느순간 가족이 늘어 오시더라고요.(웃음)

얼마전 방문하셨을 때에는 세 남매가 몰라보게 컸는데, 참 시간이 빠르구나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죠.

공간도 조금씩 리모델링되고, 바 구조도 바뀌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그런 변화를 알아봐 주시고 늘 응원해주세요. 이 기회를 빌어 꾸준히 저희 매장에 방문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카페산의 커피에 대해 소개부탁드립니다.

- 카페산은 모두가 마시기 편안한 커피를 지향합니다. 방문하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보니 산미가 너무 강하지않은 고소한 향미의 원두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다양한 종류의 응용 음료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흔히 아시는 아메리카노와 같은 에스프레소 응용음료들과 기계식 드립커피인 필터커피,

그리고 콜드브루를 응용한 음료들이 있습니다. 산미를 좋아하는 분들도, 그렇지 않은 분들도 모두가 기분좋게 즐길 수 있는 커피들을 제공하려 노력합니다.

 

 

나만의 커피 레시피가 따로 있으신가요?

-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다루지 않는 날, 상쾌한 아침을 위해, 나른한 오후에도

저도 역시 한잔의 커피를 찾게 됩니다. 여유롭게 커피의 향을 즐기고 싶을 땐

별도의 추출과정 없이 간편하게 커피를 우려 마실 수 있는 클레버를 자주 이용하고,

가족들과 함께 달콤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땐 홈카페 달고나 커피를 마시기도 합니다.

밀폐가 가능한 작은 통이 있다면 팔이 아프도록 몇백번씩 저어서 달고나 커피를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밀폐용기에 인스턴트 커피와 설탕, 그리고 약간의 뜨거운 물을 넣고

통이 새지 않도록 꼭 닫은 후 흔들어 주기만 하면 달고나 커피나 완성됩니다.

어울리는 잔에 얼음과 차가운 우유를 담은 후 달고나 커피를 얹어 가족들과 함께 즐긴다면

더없이 달콤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 카페하면 어떤 느낌이 연상되시나요? 편안한 음악이 나오는 여유로운 분위기. 향긋한 커피향이 가득한 따뜻한 공간.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들과 우리 바리스타의 일상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청결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장을 이용하시는 고객님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계실수 있도록 매주, 매일, 매시각 해야하는 다양한 업무들이 있고 그래서 바리스타는 생각보다 조금 바삐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손님들은 개인의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기 위해 카페를 찾습니다.

우리의 조급함이 전해되지 않도록 바리스타는 손님을 만나는 지점에서 만큼은 여유있고 친절해야합니다.

고요한 호수 위 유유히 물살을 가르는 백조처럼 말이죠.

 

Bar라는 가상의 선을 기준으로 안으로는 치열하게 움직이며 준비하고, 밖으로는 여유 있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손님을 만나야 합니다. 바리스타는 커피라는 심도있는 분야를 다루는 전문적인 직업이면서 동시에 고객님을 만나고 소통하는 서비스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양면성을 지닌 두가지 부분 모두를 능숙히 해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유능한 바리스타 될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로서 삶

- 하루에도 수백잔의 커피를 만들고 그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면 때로는 내가 만든 한잔 한잔의 커피가 비슷하거나 같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정한 레시피를 가지고 그 범위 안에서 최대한 동일한 환경을 조성하여 매번 커피를 추출하지만,

같은 원두를 사용하고 비슷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할지라도 매 잔의 커피는 다소간의 차이를 가집니다.

원두 한알 한알이 지닌 맛과 향 성분이 조금씩 다르고, 커피를 추출하며 매번 같은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리스타는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대해서, 또는 추출 과정에서 감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차이점들을 누구보다 예민하고 관찰하고 섬세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이야기 했고,

저는 '같은 커피를 두 번 마실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번의 추출에 최선을 다해야하고 내가 만드는 한잔의 커피가 다소간의 다름이 있음을 인지해야하며

종국에는 다름을 나음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유능한 바리스타일 것입니다.

긍정적인 인상과 부정적인 인상은 아주 작은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그런 작은 차이로 부정을 긍정으로,

다름을 나음으로 만들어내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습니다.